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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에너지, 1위 자리 '이상무'
KH에너지, 영암월출산에 2-1로 신승
  • [2018시니어바둑리그]
  • 시니어바둑리그 2018-08-14 오후 4:01:28
▲ 마지막 노림수 한방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조치훈 9단(왼쪽). 영암월출산과 세 번의 대결에서 모두 오규철 9단을 만났다.

"바둑은 슬픈 드라마예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바둑TV 하호정 캐스터의 말이다.

그렇다. 불과 경기가 끝나기 1분 사이에 대변화가 일어났다. 팀의 승리에 들떠 있던 영암월출산 검토진은 아연 충격에 휩싸였다. 천하의 조치훈을 상대로 승리를 눈앞에 두었던 오규철이 그만 실족을 범한 것이다.


오규철에게는 '부자 몸조심'이 필요했었다. 그대로 계가를 했어도 반면 20집 정도의 차이였다는 게 검토실의 의견. 끝내기 몇 군데만 남은 상황이었기에 승리는 따논 당상이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요"라는 하호정 케스터의 말에 영암월출산 한상렬 감독은 "내가 더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감독짓도 못해 먹겠네. 바로 5분 전에 차민수 사범에게서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았는데"라며 한숨을 지었다.

14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10라운드 2경기에서 KH에너지가 영암월출산을 2-1로 꺾었다. 강훈의 승리에 이어 조치훈이 승리를 보탰다.

▲ 김동면 9단(승)-장수영 9단. 대마를 잡은 김동면이 장수영과의 상대전적 2승9패로 따라붙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봐선 KH에너지의 손쉬운 승리로 보였다. 3국을 빼고 1국과 2국에서는 전력(상대전적)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3국은 영암이 1승을 거둬줘야만 하는 김종수인데 상대 3지명 강훈과 비슷한 전력이었다.

강훈과 김종수는 올 시즌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실리를 좋아하는 기풍은 같지만 낙관파인 김종수에 비해 강훈은 비관파에 속했다. "두 선수의 대결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를 연상시킨다"는 이현욱 해설위원.

중반까지 미세한 흐름이 이어졌다가 우변에서 불이 붙었다. 여기서 김종수는 단 한번의 전투에서 치명타를 입고 말았다. 판의 골격이 거의 짜여져 있었기에 아무리 종반이 강한 김종수라도 흐름을 뒤집기가 매우 어려웠다.

▲ 강훈 9단(승)-김종수 9단. 우변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강훈. 이번 승리로 상대전적은 6승4패가 됐다.

차이를 미세하게 좁혔을 뿐 역전은 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알 수없는 게 바둑이다. 전력의 차이가 컸던 1ㆍ2국에서 예상을 깨고 영암이 모두 우세했다. 김동면은 장수영의 대마를 잡았고, 오규철은 집으로 넉넉히 이기고 있었다.

비록 주장 김종수가 졌지만 시즌 부진을 보였던 2ㆍ3지명의 활약에 승리에 들떠 있던 영암월출산 검토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왔다. 오규철이 그만 조치훈의 노림수 한방에 그대로 대마가 횡사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 결과로 KH에너지는 변함없이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게 되었고, 영암월출산은 포스트시즌 진툴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만일 이 경기에서 KH에너지가 졌다면 내일 상주명실상감의 결과에 따라 시즌 처음으로 2위에 내려갈 수 있었다.

▲ "다 졌던 바둑인데 미안합니다. 초반부터 불리했고, 줄곧 불리했습니다. 제가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요"(조치훈 9단ㆍ왼쪽).
"초반은 미세한 바둑이었는데 좌변(백으로부터) 승부수가 통했습니다"(강훈 9단).

15일엔 부천판타지아와 상주명실상감한우의 10라운드 3경기로 이어진다. 개별대진은 안관욱-서봉수(3-6), 이기섭-백성호(1-10), 김일환-김기헌(3-2). 이상 앞쪽이 부천판타지아, 괄호안은 상대전적이다. 제한시간은 30분, 초읽기는 40초 5회.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홀딩스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8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팀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의 승자 5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 칼날을 갈고 나타난 '무등산 검객' 오규철 9단. 명국을 두었지만 마지막 뼈아픈 실책을 범하면서 승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 상대전적 1승9패의 열세를 뒤엎고 쾌승을 거둔 김동면 9단.

▲ 최근 2연패로 주춤했던 강훈 9단.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어 냈다.

▲ 팀 승리를 결정지은 조치훈 9단. 팀을 위해 이겼지만 부끄러웠던 바둑내용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