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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 부천 판타지아 꺾으며 4승 5패 리그 3~7위 동률 대혼전
차민수-김동면 각각 1, 3지명 맞대결에서 안관욱-강만우 꺾고 팀의 승리 결정
  • [2019시니어바둑리그]
  • 2019-11-20 오후 2:39:52
▲ 포스트시즌 꼭 갑니다! <영암 월출산> 1지명 차민수와 3지명 김동면의 승리인터뷰.

11월 20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특별대국실(바둑TV 스튜디오)에서 2019 시니어바둑리그 9라운드 3경기, 양상국 감독이 이끄는 <부천 판타지아>와 한상열 감독의 <영암 월출산>의 제1~3대국이 펼쳐졌다. 두 팀은 전반기 2라운드 2경기에서 만나 <영암 월출산>이 2-1로 승리했다.

사전에 제출된 오더를 보면(앞쪽이 부천 판타지아) 강만우-김동면의 제1국은 3지명 대결, 박승문-나종훈의 제2국은 2지명과 4지명의 승부, 차민수-안관욱의 제3국은 1지명의 격돌인데 상대전적을 보면 제2국의 박승문만 10승 5패로 나종훈을 압도하고 있을 뿐 제1국은 김동면이 5승 4패로 간발의 차이로 앞서고 안관욱과 차민수의 제3국은 1승 1패 호각이다. 겉으로만 보면 조금이라도 <부천 판타지아>가 유리한 경기 같지만 제1, 3국이 워낙 예측불허라 어느 팀도 쉽사리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관계자들은 상대전적 1승 1패의 1지명끼리 맞붙은 제3국을, 이 경기의 ‘승부판’으로 보고 있으나 좀 더 들여다보면 제1국이 두 팀의 승부를 가를 결정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3국의 차민수가 5승 3패로 1지명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데 반해 안관욱은 3승 5패로 승리가뭄에 시달리며 좀처럼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승부의 무게가 차민수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식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신호에 따라 일제히 시작된 경기 중 바둑TV 해설진(진행-하호정, 해설-김영환)이 선택한 하이라이트는 1지명의 격돌, <부천 판타지아>의 안관욱(흑)과 <영암월출산> 차민수의 제3국. 초반 포석은 흑이 우변 쪽을 길게 차지하고 백은 좌변 쪽에 세력을 형성하는 좌백, 우흑의 구도로 갈라졌다. 흑이 좌변에 침투하면서 돌의 흐름이 급류를 타기 시작했는데 침투한 흑 일단을 살려주고 외세를 쌓은 백이 흑의 단점을 끊었을 때 끊긴 하변 쪽 흑 일단을 포기하지 않고 살려나간 안관욱의 판단이 고전의 단초가 됐다. 폭풍 같은 백의 몰아치기에 흑은 포도송이처럼 뭉친 형태로 연결에 급급했고 그 와중에 백은 하변에 튼실한 실리를 확보했고 중앙 싸움에서도 주도권을 잡아 우위를 점했다.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 승률 프로그램은 백(차민수)의 승률 70% 이상을 오르내렸다.

제3국이 흑의 고뇌로 늘어지는 사이에 제2국이 가장 먼저 끝났다. 최근, 연승의 기세를 타며 부활의 기대를 모은 <부천 판타지아>의 박승문이 병상에서 일어나 아직 승부현장에 적응하지 못한 <영암 월출산>의 나종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승리했다. 대국 초반 하변 백 세력에 갇힌 흑 일단이 후수로 사는 동안 좌하귀 흑의 사활까지 패로 방치된 상태에서 손을 돌리는 유연한 행마로 전국을 장악해 완승을 거두었다. 박승문이 거침없는 4연승으로 승전보를 전한 <부천 판타지아>의 기쁨은 여기까지였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제3국도 뒤를 이어 끝났다. 백(차민수)의 파상공격에 간간이 카운터펀치를 날리며 맞서던 흑(안관욱)도 우변이 뚫리는 참사를 당해서는 더 견디지 못하고 돌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단 한 차례도 우세를 잃지 않은 백의 완승. 공교롭게 차민수도 박승문과 똑같은 6승 3패를 기록하면서 팀의 승부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고 승부는 예상대로 강만우(흑)-김동면의 제1국으로 넘겨졌다.

결과부터 말하면 <부천 판타지아>의 아쉬운 패배. 중반까지 두터운 세력으로 우위를 점했던 강만우가 종반에 역전을 허용했다. 실리로는 앞섰으나 전국 도처의 형태가 엷었던 백(김동면)이, 중앙전에서 흑의 세력을 지우고 상당한 영토를 확보하는 전과를 올리면서 형세를 뒤집었다. 종반 끝내기 무렵에는 반면승부의 양상. 출전할 때마다 상대 팀 1지명을 만나 고전해온 김동면은 단비 같은 1승을 추가하면서 팀의 승리도 결정했다. 2019 시니어바둑리그는, 승리한 <영암 월출산>이 4승 5패를 기록하면서 3위부터 7위까지 4승 5패 동률을 기록하는 대혼전의 상황. 8위 <상주 명실상감 한우>도 3승 6패로 1승차이라 사실상, <김포 원봉 루헨스>와 <부산 KH에너지>를 제외를 3~8위가 리그 종반까지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놓지 않고 싸우는 구도가 됐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9라운드 3경기로 접어든 현재 리그 팀 순위. 양강 <김포 원봉 루헨스>와 <부산 KH에너지>를 빼고는 안갯속이다.

▲ 상대전적으로만 보면 제2국을 압도한 <부천 판타지아>가 조금이라도 유리할 것 같은데..

▲ 돌 가리기. <부천 판타지아>의 선공이다.

▲ 정동식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 대기 중..

▲ 강만우(흑)는 상대전적에서 김동면에게 4승 5패로 한걸음 뒤져 있지만 <부천 판타지아>의 기대가 큰 선수다.

▲ 서서히 전성기의 흐름을 되찾고 있는 박승문(백, 부천 판타지아)과 맞선 나종훈(흑, 영암 월출산). 정상 컨디션이라면 해볼 만한 승부인데..

▲ <부천 판타지아>의 고민은 1지명 안관욱(흑)의 부진에 있다. 개막 때만 해도 '2지명 박승문만 살아난다면..'했는데..

▲ 박승문이 아직 승부현장에 적응하지 못한 나종훈을 꺾고 쾌조의 4연승, 6승 고지에 올랐다.

▲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만 하면 2지명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종훈. 아직 승부감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듯하다.

▲ 강렬하다. 무서운 집중력으로 초반부터 종반까지 흑을 밀어붙여 승리한 차민수. 6승 고지에 오르며 1지명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 박승문이 확실하게 살아나 기뻐해야 할 <부천 판타지아> 양상국 감독의 고민이 크다. 이번에는 1지명 안관욱의 부진..

▲ 출전할 때마다 상대 팀 1지명과 만나(전후반기 조치훈을 두 번 만났고 김수장, 김일환..) 고전해온 김동면이 팀이 간절하게 원할 때 1승을 추가했다.

▲ 연승이 꺾여 더 아쉬운 강만우 패배. 중반까지 두터운 세력으로 전국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포항의 제자들이 지켜보고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