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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인플러스, 삼척 해상케이블카 뿌리치고 플레이오프 3번기 진출
1지명 서봉수는 졌지만 2지명 조대현과 3지명 김종준이 상대 팀 1, 2지명 꺾었다
  • [2019시니어바둑리그]
  • 2019-12-19 오후 4:01:20
▲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플레이오프 3번기에 진출한 <의왕 인플러스> 박종열 감독과 수훈갑 김종준.

12월 19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특별대국실(바둑TV 스튜디오)에서 2019 시니어바둑리그 포스트시즌 첫 경기, 윤종섭 감독의 <삼척 해상케이블카>와 박종열 감독의 <의왕 인플러스>의 대결. 정규리그 3, 4위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전 제1~3대국이 펼쳐졌다.

두 팀은 전반기 2라운드 3경기에서 만나 <의왕 인플러스>가 3-0으로 이겼고 후반기 9라운드 2경기에선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2-1로 설욕했다. 객관적 전력평가에선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고 ‘원톱’ 서봉수가 버티고 있는 <의왕 인플러스>가 다소 유리한 것 같지만 후반기에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반격에 성공한 것을 볼 때 대진오더만 잘 짜이면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로 보인다. 게다가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중국의 용병 루이나이웨이까지 모셔왔고(?) 정규리그 최종경기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전의 상황은 또 다른 그림이 될 것 같다.

사전에 제출된 오더(앞쪽이 의왕 인플러스, 숫자는 정규리그 성적)는, 제1국 서봉수(1지명, 11승 2패)-루이나이웨이(용병, 1승 1패), 제2국 조대현(2지명, 4승 10패)-김일환(1지명, 9승 5패)의 대치. 정규리그 성적으로 판단하면 <의왕 인플러스> 쪽으로 기우는 것 같으나 실상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통산 상대전적은 ‘서봉수 7-5 루이나이웨이, 조대현 11-11 김일환’으로 박빙의 승부다.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조대현이 전반기 2라운드 3경기에서 김일환을 꺾었다는 기억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것이므로 더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최창원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신호에 따라 일제히 시작된 경기 중 바둑TV 해설진(진행-김지명, 해설-김만수)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1지명과 용병의 격돌, <의왕 인플러스>의 서봉수와 <삼척 해상케이블카> 루이나이웨이의 제1국. 한국기원 공식기록으로는 서봉수 기준 7승 5패인데 또 다른 데이터에선 6승 6패로 나온다. 어쨌든 호각의 대결이라는 점에선 다르지 않다.

대국 초반은 흑(루이나이웨이)의 세력과 백(서봉수)의 실리로 나뉘는 구도. 안정적인 실리 확보로 앞서가는 그림을 좋아하는 서봉수는 지하철 전술로 발 빠르게 좌상귀, 우하귀, 우변의 실리를 잠식했고 덤이 7집반이라도 흑을 쥔다는 강공 위주의 반면운영을 선호하는 루이나이웨이는 예상대로 적극적인 공격행마로 백을 압박했다. 우변 접전 중 백이 흑 일단을 차단하고 나오면서 중앙전으로 크게 확대돼 때 이른 승부처가 발생했는데 시종 쫓기던 백이 흑의 노골적인 공격을 비껴내고 좌상 쪽 흑 일단에 역공을 취하면서 역전무드가 됐다.

백이 기분 좋은 흐름은 오래 가지 못했다. 흑의 끈질긴 압박으로 국면이 점점 험악해지면서 ‘공격의 루이나이웨이’라는 명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좌상일대 흑을 버리고 중앙 백 대마를 잡으러가는 ‘올인’전술을 펼쳤다. 결국, 좌하방면 하변에 중앙 백 대마의 사활에 얽힌 패가 발생했는데 패의 공방 중 백이 패를 해소할 기회를 외면하고 좌상귀의 ‘뒷맛’을 없애는 한가한(?) 수를 두는 순간 일거에 패색이 짙어졌다.

흑이 패를 정리하고 중앙 백 대마를 잡아서는 만사휴의. 뒤늦은 아쉬움으로 수순이 늘어질 때 제2국이 먼저 끝났다. 리그 성적은 부진했지만 전반기에 기분 좋은 승리의 기억을 갖고 있던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조대현이 그 기억을 그대로 재현해 먼저 승전고를 울렸고 뒤이어 서봉수도 돌을 거둬 1승 1패 원점, 팀의 승부는 제3국으로 넘겨졌다.

제3국, <의왕 인플러스>에는 자랑하는 ‘뚝심’의 3지명 김종준이 있고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부진하지만 그 부진이 꼭 실력의 결과라고 말하기 어려운(전, 후반기 모두 조치훈과 서봉수를 만났고 거의 모든 대국에서 1지명급 강자들과 싸웠다) 2지명 정대상과 누구와 붙어도 위축되지 않는 3지명 김철중이 있었는데 고심하던 윤종섭 감독은 정대상을 내보냈다. 정대상은 서능욱과 비견되는 빠른 손을 자랑하는 속기파. 손이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수읽기가 빠르다는 뜻인데 그 안에는 실착의 가능성도 높다는 약점도 포함돼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3국은, 김종준의 ‘뚝심’과 정대상의 ‘빠른 손’이라는 성향과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승부였다. 흑(정대상)이 시종일관 백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듯 잽을 날리며 국면을 주도했고 백(김종준)은 가드를 올린 채 무수한 잔매를 견디며 ‘한방’을 노렸는데 치열한 국지전 릴레이로 전국을 한 바퀴 돌아 상변에 일당백의 큰 영토를 구축한 흑이 승리하는가 싶은 순간 역전드라마가 펼쳐졌다. 흑이 한걸음만 물러섰어도 무난하게 이기는 바둑이었는데 강하게 맞서는 바람에 상변에서 수(패)가 났고 그 순간 승부도 끝이 났다. 백의 대역전승.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패했지만 지난해 최하위에서 절치부심해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했으니 아쉽긴 해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승리한 <의왕 인플러스>는 23~25일 2위 <김포 원봉 루헨스>와 플레이오프 3번기를 갖게 된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최창원 심판위원의 준플레이오프전 제1, 2국 개시 선언.

▲ 먼저 제1, 2국을 진행하고 승부가 1승 1패로 끝나면 10분 전까지 출전오더를 내고 제3국을 둔다.

▲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공들여 모셔온 '포스트시즌 진출의 청부사' 루이나이웨이. 제몫을 확실하게 해줬다.

▲ <의왕 인플러스>의 2지명 조대현은 정규리그 내내 부진에 시달렸지만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1지명 김일환에게는 전반기에 승리한 기록이 있다.

▲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서 혼신을 다했다. 그리고 이겼다. 팀에 꼭 필요할 때 2지명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조대현.

▲ 조대현이 부진하다고 했으나 상대전적 11승 11패, 호각의 상대였다. 다만 아쉬운, 김일환의 무념..

▲ 전반기 연승가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연패의 늪에 빠졌으나 김종준의 '뚝심'은 상대팀 1, 2지명을 가리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훈갑이다.

▲ 이래저래 올해는 안 풀린다. '빠른 손'만을 탓할 수도 없다. 전, 후반기 내내 조치훈, 서봉수 같은 강자들만 골라서(?) 맞붙은 정대상. 승리를 눈앞에 두고 무너졌다.

▲ 제3국까지 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믿었습니다(박종열 감독). 뭐, 내가 원래 싸움바둑이라서요..(김종준)

▲ 포스트시즌 일정. 플레이오프 3번기는 23일부터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