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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혈투… 상주 곶감, 먼저 웃었다
챔프 1차전서 음성 인삼에 역전승 거두고 기선제압
  • [2016시니어바둑리그]
  • 시니어바둑리그 2016-07-26 오후 4:08:40
▲ 4시간 혈투가 부족했다. 시니어바둑리그의 원년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은 매판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끝에 상주 곶감이 음성 인삼을 2-1로 꺾고 1차전을 가져갔다.

'곶감'이냐, '인삼'이냐. 출범 원년을 디자인하고 있는 시니어바둑리그가 경상북도 상주시와 충청북도 음성군, 두 지역자치단체팀 간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최후 무대를 열었다.

상주는 곶감의 고장, 음성은 인삼의 고장. 그래서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에 상주 곶감 팀과 음성 인삼 팀으로 참가했다. 챔피언결정전엔 상주 곶감이 정규시즌 1위로 직행했고, 음성 인삼은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의지와 투혼이다. 결승전이기 때문에 우승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 (음성 인삼 박종렬 감독)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기다렸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그것에 따르면 된다." (상주 곶감 천풍조 감독)


▲ <1장전> 종반에 벌어진 김수장(왼쪽)의 공격과 서봉수의 타개 승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승부처 중의 승부처에서 김수장이 역전승했다. 어젯밤 늦게까지 지지옥션배를 두었던 서봉수는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신경전이 느껴지는 양팀 감독의 인터뷰와 함께 뚜껑을 열어젖힌 최후 주인공 가리기 무대는 4시간 동안 매판 치열한 공방을 펼친 끝에 상주 곶감이 서막을 장식했다.

상주 곶감은 26일 오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음성 인삼을 2-1로 꺾었다. 1패 후의 역전승이었다. 3번기로 치르는 챔피언결정전의 2차전은 내일 속행되며, 만일 1-1로 맞서면 모레 최종전을 벌인다.

정규시즌에서 1승1패로 맞섰던 김수장과 서봉수의 1장전은 천지대패에 버금가는 패싸움에서 유리한 결말을 이끌어낸 서봉수가 리드했다. 서봉수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상대가 대마를 겨누고 나왔는 데에도 또다시 실리를 취해 버렸고, 결국 김수장의 대마사냥이 마지막 승부처로 떠올랐다.


▲ <2장전> 백성호(왼쪽)의 두터움이 반상에 돌 수가 증가할수록 위력을 발휘했다. 김동엽은 자신이 지면 팀도 진다고 생각했는지 2시간 넘게 수순을 이어갔지만 반면으로도 부족했다.

김수장의 공격과 서봉수의 타개. 대마의 생사와 한 판의 사활을 건 싸움에서 김수장의 집중력이 앞섰다. 반면 살아야 했던 서봉수는 되레 잡으러 가는 이상행마를 보였다. 이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자초한 데에다 마지막 초읽기 부담까지 안으면서 평정심을 잃었다.

2장전에선 백성호의 중반 이후가 돋보였다. 그에 비해 김동엽은 서둘렀다. 성급하게 패를 걸어갔다가 형세를 잃었다. '침묵의 승부사'로 불릴 만큼 침착하기 이를 데 없는 김동엽이 큰 승부의 중압감 때문인지 평소답지 못했다. 그리고 종반엔 느슨했다. "투사에서 스님으로 변한 모습"이라는 김만수 해설위원의 멘트가 들려 왔다.


▲ <3장전> 엎치락뒤치락했던 3장전. 기세 싸움까지 더해진 예측불허의 안갯속 공방에서 김기헌(오른쪽)이 천금 같은 승리를 거뒀다.

1승1패에서 1차전 운명을 쥔 3장전은 전투형(박영찬)과 수비형(김기헌)의 대결이었고 대표적인 속기파의 대결이었다. 기량 못지않게 배짱 승부가 된 이 판을 상주 곶감 의 김기헌이 제압했다.

한 판의 활극을 보는 듯했다. 반상은 상식을 초월하고 기세가 충돌했다. 흥분 상태에 빠진 듯이 기묘한 진행. 박영찬은 헛수를 두었고, 김기헌은 애써 귀를 도려낸 돌을 손뺐다. 한 수 한 수 도발적인 수들로 상대를 자극했다.


▲ 1차전 승리의 주역.
"복기하는 김수장 선수의 목소리가 낭낭해서 (서봉수 선수가) 졌구나 하는 것을 조금 알아차렸다. 가능하면 2차전에서 끝내도록 하겠다." (백성호ㆍ오른쪽)
"1ㆍ2장에서 끝내주길 바랐는데 상대전적 좋지 않은 게 조금 부담됐다. 내일은 저한테까지 안 왔으면 좋겠지만 오더라도 평소처럼 두겠다." (김기헌)

평온하게 갈 리 만무했다. 김만수 해설위원은 "누가 먼저 침착함을 찾느냐가 승부로 보인다"고 했다. 예상대로 조금 더 일찍 냉정을 찾은 김기헌이 우하 박영찬의 실착을 찔러 가까스로 승리했다. 음성 인삼으로선 아쉬움을 남긴 1차전이었고 상주 곶감으로선 다행스러운 1차전이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 어젯밤엔 지지옥션배를, 오늘 오전엔 시니어바둑리그를, 다시 오늘 저녁에 지지옥션배를 두는 서봉수. 강행군이다.


▲ 김수장은 통산 상대전적에선 서봉수에 뒤지지만 2000년 이후엔 7승5패로 앞선다.


▲ '모범생' 같은 백성호는 두터움의 위력과 안정감 있는 국면 운영으로 동점타를 날렸다.


▲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했던 김동엽은 포스트시즌 들어 첫 패점을 안았다.


▲ 김기헌은 박영찬에게 4연패를 당하다 시니어리그에서 중요한 순간에 2승을 챙겼다.


▲ 승단대회에 나가지 않아 오랫동안 초단에 머물러 있으면서 '세계 최강의 초단'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박영찬.


▲ 음성 인삼은 군청 관계자, 지역바둑협회에서도 응원 나왔다.


▲ 정규시즌에서도 남다른 팀워크를 보여준 상주 곶감은 주장전 패배에도 기선을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