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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힘, 역전승의 힘
삼척 해상케이블카, 극적으로 부천 판타지아 꺾고 창단 첫승
  • [2017시니어바둑리그]
  • 시니어바둑리그 2017-08-09 오후 4:12:02
▲ 조대현 9단(오른쪽)이 김일환 9단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창단 첫승을 결정했다. 강원도를 연고로 하는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주전선수 3명을 전부 고장 출신으로 구성한 팀이다.

만 50세 이상 백전노장들의 제전인 2017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는 9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와 부천 판타지아의 3라운드 마지막 경기로 이어졌다. 2패만을 기록하며 7개팀 중 유일하게 승리가 없던 신생팀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드디어 창단 첫승을 신고했다.

대역전승이었다. 1지명 간의 맞대결로 일찌감치 승부판으로 꼽힌 1국의 결과가 예상대로 팀 승부를 갈랐다. 개성 넘치는 두 기사 간의 대결로도 관심을 끈 이 판을 삼척 해상케이블카 조대현 9단이 부천 판타지아 김일환 9단에게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 상대전적 5전 5승의 안관욱(왼쪽). 허장회는 나쁘지 않은 흐름에서 패가 나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실수가 나오면서 큰 돌이 잡혔다.

형세의 추가 여러 번 이동했다.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던 조대현은 사정 없이 몰아치는 초읽기에 흔들리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런가 하면 김일환은 종국 직전에 통한의 패착을 두었다.

집이 될 만한 자리가 없는 장면에서 공배를 메워 가던 중에 사건이 벌어졌다. 김일환의 백집이었던 곳에서 수가 난 것. 1수를 들여도 너끈하게 이기는 형세인데 김일환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 대역전이 벌어진 장면. 국면은 1집짜리 끝내기까지 다 둔 상황. 조대현이 흑1과 3으로 공배를 메웠고 김일환도 백2와 4로 공배를 메워 갔다. 흑5 때 백6이 패착. 흑7로 젖히자 수가 났다. 백6으로는 7에 두었으면 아무 일 없었고, 김만수 해설자는 "흑5가 오기 전에 1수를 보강해도 4집반 정도 남기는 형세"라고 했다. 백8로 시간연장을 했으나 어쩔 도리가 없자 곧바로 돌을 거뒀다.

가일수해도 이기지만 사실 가일수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다. 손해 볼 게 없는 조대현은 그 백집 속에서 움직였고 김일환이 잘못 받으면서 사달이 났다. 300수가 넘은 시점이었다. 2시간의 열전은 이처럼 허망하게 끝났다.

앞서 부천의 안관욱 9단이 허장회 9단에게 이기고, 삼척의 박승문 7단이 김종준 6단에게 이겨 팀 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부천 판타지아로선 막판에 날벼락 같이 날아든 패전 소식이었다.

▲ 치열한 패싸움까지 동반된 2시간의 열전을 박승문이 제압했다. 1991년부터 김종준(오른쪽)이 4연승하던 대결 전적은 1996년부터는 박승문이 6연승이다.

"사고가 많이 터지는 게 마지막 한집, 공배 장면입니다. 지키면 되지만 프로의 자존심이 있는 것 아닙니까. 사실 가일수하지 않아도 됐고요. 잘못 응수하는 바람에 교묘하게 자충이 되면서 씁쓸한 종국을 맞고 말았습니다."

시니어리그 김만수 해설위원의 말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첫승과 함께 꼴찌에서도 벗어났다. 강원도를 연고로 하는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7개팀 중 유일하게 주전 3명 모두를 지역연고선수로 구성한 팀이다.

▲ "제가 지면 우리 팀이 진다는 생각으로 두고 있습니다. 몇 승이 목표가 아니고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입니다." (조대현ㆍ오른쪽)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인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반타작만 해도…." (박승문)

7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4라운드를 속행한다. 대진은 삼척 해상케이블카-사이버오로(14일), 영암 월출산-KH에너지(15일), 음성 인삼-상주 곶감(17일). 음성-상주의 경기는 대국장 공사 관계로 일정이 변경됐다.

2017 시니어바둑리그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한다.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제한시간 30분, 초읽기 40초 5회로 진행하는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 질서정연한 바둑을 두는 안관욱 9단(56).

▲ 감독에서 선수로 돌아온 허장회 9단(63).

▲ 이론에 밝은 박승문 7단(53).

▲ 전투에 강한 김종준 6단(65).

▲ 한국의 우주류 조대현 9단(58).

▲ 외목의 대가 김일환 9단(61).

▲ 강원도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신생팀 삼척 해상케이블카. 장호항 상공에 880m 길이로 운행하는 해상케이블카는 곧 개장한다.

▲ 바둑과 친숙한 부천. 초등학생에게 의무적으로 바둑을 가르치며 지난주엔 KB리그 '부천 수담'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