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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패… 1분도 용서없다
KH에너지, 사이버오로에 2-1 승리
  • [2017시니어바둑리그]
  • 시니어바둑리그 2017-10-11 오후 3:00:22
▲ 3연패 후에 2연승을 올린 장명한 6단(오른쪽). 장명한의 2승은 모두 결승점으로 더욱 빛났다. 정대상 9단과의 상대전적은 2승2패가 됐다.

유난히 해프닝으로 얼룩지고 있는 2017시니어바둑리그가 이번에는 지각패로 또다시 충격을 주었다. 지각패의 장본인은 박영찬. 대국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대국규정시간을 벗어났다. 전승행진 중이던 박영찬의 패배는 팀이 패하는 원인이 되었다.

11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에서 KH에너지가 사이버오로를 2-1로 꺾었다. 3국 강훈의 기권승에 이어 2국 장명한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 박영찬 선수가 빠진 채 경기가 시작됐다.

박영찬이 대국장에 들어선 시각은 11시 16분경. 최소한 15분 전까지는 대국에 임해야 하는데 1분여가 늦은 것이다. 따라서 천풍조 심판은 2017시니어바둑리그 경기규정에 의해 강훈 9단의 기권승을 선언했다.

2017시니어바둑리그 지각규정은 10분 이내 지각 시 늦은 시간만큼 공제하고, 10분에서 15분사이 지각 시는 바로 초읽기. 15분 이상 지각 시에는 기권패로 처리된다.

졸지에 1패를 안은 사이버오로로선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었다. 대국에 임한 선수들은 이미 1패를 안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서 뒤가 없기 때문이다.

▲ 강훈 9단에게 기권승을 선언하는 천풍조 심판이다.

특히 '손오공'서능욱이 중반 전투에서 대마를 잡으러 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는데 잠시 형세를 살펴보더니 계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왠만하면 서능욱의 성격상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돌을 살려주는 일은 드물다.

두터웠던 형세는 장수영의 추격에 미세하게 따라 잡혔으나 결국 승리를 지켜냈다. 동점타는 날렸으나 팀의 드라마틱한 반전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전력상 우세의 정대상이 장명한에게 패했기 때문.

장명한은 국후 인터뷰에서 "초반 대형정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중반에서 승부를 걸어갔던 것이 통했다"고 평했다. 장명한은 이번 승리로 3연패 끝에 2연승의 호조를 보였다.

▲ 장수영 9단-서능욱 9단(승).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서능욱이 18승1무24패로 따라붙었다.

KH에너지는 이번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에 8부능선을 넘었다. 남은 두 경기에서 한 경기만 이겨도 되며 6승의 상주 곶감과 음성 인삼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최소한 개인승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사이버오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매우 힘들어졌다. 다행히 남은 경기가 4강을 노리는 라이벌 음성 인삼과 부천 판타지아의 경기여서 이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나면 한가닥 희망이 있다. 일단 6승을 만들어 놓고 나서 두 팀과 영암 월출산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 "매번 져서 친구들한테 대국이 있다는 얘기도 못했는데 저번에 이겨서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규시즌 우승에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기쁩니다." (KH에너지 장명한 선수)

7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6~18일에 걸쳐 13라운드를 진행한다. 팀 대진은 삼척 해상케이블카-KH에너지(16일), 부천 판타지아-상주 곶감(17일), 음성 인삼-사이버오로(18일). 제한시간은 30분, 초읽기는 40초 5회가 주어진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7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의 승자 50만원, 패자 30만원을 받는다.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 상대 대국자를 기다리고 있는 강훈 9단. 결국 상대의 지각으로 기권승을 거뒀다.

▲ 팀을 4강에 올려놓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서능욱 9단.

▲ 최근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는 정대상 9단.

▲ 초반 연승의 기운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장수영 9단.

▲ 두 번의 결승점으로 그간 부진을 씻은 장명한 6단.

▲ 멀리서 팀의 패배를 지켜보고 있는 허탈한 표정의 박영찬 5단. 4지명의 전승행진은 4연승에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