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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의 반전극...유창혁의 의정부, 챔프결정전 진출
김동엽, 요다 격파 이변...KH에너지 꺾어
  • [2023시니어바둑리그]
  • 레전드리그 2023-12-04 오전 3:22:11
▲ 1차전에 이어 다시 마주한 두 기사. 전날 대역전패의 상흔이 가시지 않았을 김동엽 9단(오른쪽)이 요다 노리모토 9단을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3차전 승리를 결정했다.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의정부행복특별시, KH에너지에 2-0 승리


기세가 꺾인 듯 보였다. 결국 여기까지인가, 낙담의 그림자가 팀을 에워쌌다. 전날 밤의 분위기는 분명 그랬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자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와는 정반대의 기적이 펼쳐졌다.

창단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순간 얼싸 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생생히 전했던 의정부행복특별시가 극적인 승부로 플레이오프의 난관을 통과했다.

▲ 저녁 7시에 동시 시작한 1.2국은 순번만 달랐을 뿐 의정부행복특별시가 승리했던 1차전과 동일한 매치였다. 유창혁 9단이 "제가 김수장 9단과 대결하는 것이 팀으로선 최상"이라고 했던 그 오더.

의정부행복특별시는 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KH에너지를 2-0으로 제압, 종합전적 2승1패로 챔프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앞서 1차전은 의정부가, 2차전은 KH에너지가 각각 2-1로 가져간 바 있다.

유창혁 9단이 선제점을 가져온 다음 김동엽 9단이 또 한 번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KH에너지의 막강 용병 요다 노리모토 9단을 상대로 전날 자신이 당한 스토리를 정반대로 썼다.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 150수 무렵부터 갑자기 크게 흔들린 요다 9단. 김만수 해설자는 '누적된 피로와 방심'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10일부터 3주 넘게 한국에 머물며 고독과도 싸워야 했던 요다 9단이다.

인공지능이 나타낸 승률은 1%도 되지 않았다. 이 절망적인 형세를 5집반의 대차로 뒤집었다. 한 번은 기적을 헌납하고 한 번은 기적을 끌어당기며 팀을 울렸다 웃게 만들었다.

정규시즌 4승10패,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전날의 충격패 포함 3연패를 당하며 애를 태웠던 김동엽 9단이었다. "아니, 동엽이가..." 비명처럼 외마디를 토해낸 이형로 감독은 승리가 거의 확정된 순간에도 "아니야, 아니야, 더 봐야 돼"하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김동엽 9단이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 의정부 검토석의 표정은 이랬다. 사진 오른쪽 서 있는 사람이 이형로 감독.

의정부행복특별시는 가능성이 희박했던 시즌 종반에 연달아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포스트시즌행 열차를 탔다. 폭발적인 유창혁 9단의 활약에도 팀은 탄력을 내지 못해 '원맨팀'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팀의 4지명 차민수 6단이 고비 때마다 분전하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시점에서 김동엽 9단의 '부활'이 목이 메이도록 반가운 이유. 시즌 내내 거듭된 부진에도 끝까지 믿고 용기를 북돋아준 이형로 감독의 뚝심이 결정적일 때 빛을 발했다.

▲ 1차전에 이어 다시 마주 앉은 1지명들. 상대전적에서 30승4패로 압도해왔던 유창혁 9단(오른쪽)이 내용 좋게 또 한번 승리했다. 개인적으로는 포스트시즌 10전 전승.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정규시즌 1위 예스문경이다. 12월 7~9일 3연전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예스문경은 이번 시즌 신생팀이고 의정부행복특별시는 5년 차. 어느 팀이 이기든 창단 후 처음 우승을 차지하는 팀이 된다. 정규시즌에선 예스문경이 전.후반기 모두 2-1로 승리한 바 있다.

(주)인포벨이 타이틀 후원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공단이 재정후원하며,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는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의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 제한시간 각 30분, 초읽기 40초 5회.

▲ "이게 꿈이냐, 생시냐" 다함께 모니터를 지켜보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의 의정부행복특별시팀. 사진 왼쪽부터 유창혁 9단, 최영호 의정부바둑협회 회장 겸 단장, 차민수 6단, 이형로 감독.

▲ 충격의 KH에너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 1순위였다.

▲ "개인적으로 그동안 2등에서 4등까지 해봤는데 이번에는 어렵게 올라온 만큼 꼭 우승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유창혁 9단. 목소리에서 울컥함이 느껴졌던 김동엽 9단은 "달리 할 말은 없고, 팀원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고 앞으로 잘해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포스트시즌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