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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된 '조ㆍ서' 대결, 서봉수 이겼지만…
KH에너지, 상주 곶감에 2-1 역전승
  • [2017시니어바둑리그]
  • 시니어바둑리그 2017-11-12 오후 6:14:59
▲ 팬들이 학수고대했던 레전드 대결이 성사되어 서봉수 9단(왼쪽)이 조치훈 9단에게 역전승. 이로써 상대전적은 1패후 5연승이 됐다.

개막때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된 KH에너지가 챔피언전 3번승부 1차전에서 5시간 가까운 열전을 펼친 끝에 신승을 거뒀다. '1승보증수표' 조치훈이 졌지만 2지명 장수영이 동점타를 그리고 3지명 강훈이 결승타를 쳤다.

1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번승부 1차전에서 정규시즌 1위팀 KH에너지가 플레이오프에서 사이버오로를 꺾고 올라온 상주 곶감을 2-1로 꺾고 서전을 장식했다.

▲ 1국과 2국이 동시에 벌이지고 있는 대국장.

올 것이 왔다. 전설과 전설의 만남. 서봉수-조치훈의 빅매치로 챔피언결정전의 열기를 더했다. 1970년 입단한 서봉수, 1968년 입단한 조치훈은 반세기 동안 프로기사로 활약하며 이름을 날린 '바둑의 전설'. 공식전 대국수는 2500국 안팎에 이르고 승수는 모두 1500승이 넘는다.

50년 가까이 같은 길을 걸어온 두 기사지만 반상에서 마주한 적은 극히 드물었다. 1992년에 3번기로 치른 응씨배 준결승, 1996년의 삼성화재배 본선이 전부였다가 지난해 이벤트 성격을 띤 '한국바둑의 전설' 대회에서 20년 만에 재회했다.

관심의 초점이 된 대결에서 서봉수가 승리했다. 종반 대마의 수상전이 걸린 상황에서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조치훈이 시간을 넘겨 버린 것이다. 조치훈으로선 2연속 시간패.

▲ 장수영 9단(승)-백성호 9단.

중반 흐름까지 조치훈이 실리로 앞선 형세였다. 좌변싸움에서 중앙 빵때림을 한 것이 너무 두터웠다. 그러나 중앙에서 모양나쁘게 끊어간 것이 문제의 수로 백에게 역습을 당해 대마가 잡힐 지경에 놓였다.

승기를 잡은 서봉수 역시 방심의 허를 찔렸다. 그냥 수를 메워간 것이 실수로 흑이 수를 조여 가자 수상전의 형태가 됐다. 단순히 메워간다면 패가 돼서 역전이다. 따라서 서봉수가 수를 늘려 보려고 둔 수에 조치훈이 계시원의 '열'소리와 함께 착점하고 말았다.

1국에서 맞붙은 장수영-백성호의 상대전적은 18승16패로 엇비슷하다. 본 기전에서는 지난 시즌 1승1패, 이번 시즌에선 장수영이 1승을 거두고 있었다. 약간이나마 전력에서 우세한 장수영이 승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 강훈 9단(승)-김기헌 7단.

1-1의 동률에서 20분 후에 나온 선수는 KH에너지의 강훈과 상주 곶감의 김기헌. 김기헌은 예상된 오더였지만 KH에너지로선 강훈과 장명한 중 누굴 내보내야 할지 고민이었다. 강훈은 상대전적이 좋지만 최근 성적이 부진하고 장명한은 성적은 좋지만 상대전적이 부진했다.

김성래 감독의 선택은 강훈이었다.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이런 믿음 탓일까. 강훈은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극단적인 인내의 바둑을 두면서 김기헌의 강점인 실리를 파고 들었다.

"김기헌 스타일을 철저하게 준비해 온 듯하다"는 바둑TV 김만수 해설위원. 그런데 끝내기에 들어서 사고가 났다. 쓸데없는 패버팀으로 좌변돌이 떨어지면서 형세가 이상해졌다. 천신만고끝에 반집을 남겼지만 김기헌이 끝내기를 좀더 정밀하게 했다면 역전이 되었을 것이다.


3번승부에서 선승의 유리함은 매우 크다. 1차전을 승리한 KH에너지가 2차전도 승리해 우승컵을 가져갈지, 아니면 상주 곶감이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살린 반격으로 승부를 3차전으로 끌고 갈지 14일 2차전이 기대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7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의 승자 50만원, 패자 30만원을 받는다.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 "조치훈 9단이 어젯밤 늦게 도착해선지 상당히 유리한 바둑을 역전패했는데 아직도 일본 일정이 바빠서 컨디션 조절 잘해야겠습니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잘 뒷받쳐 주니까 우승할 거라고 믿습니다."(KH에너지 김성래 감독ㆍ왼쪽)
"김기헌 선수가 중요한 판에서 연승을 하고 있어서 상당히 긴장됐습니다. 제가 등판하는 일 없이 우승하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끝내기가 약하지 않았는데 요즘 나이가 들다보니깐 끝내기에 문제가 많다는 걸 느낍니다."(KH에너지 강훈 9단)

▲ 대마를 잡았다고 낙관하다 하마터면 역전될 뻔한 서봉수 9단.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 형세 반전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결과를 얻지 못한 백성호 9단. 장수영과의 상대전적은 16승19패가 됐다.

▲ 그간 포스트시즌에서 3연속 결승타를 날렸던 김기헌 7단. 역전까지 왔다싶었지만 반집에 울고 말았다.

▲ 첫 등판한 포스트시즌에서 결승점의 주인공이 된 강훈 9단.

▲ 큰 승부에서 듬직한 모습을 보여준 장수영 9단.

▲ 2연속 시간패를 당한 조치훈 9단.

▲ 상주 곶감 검토.

▲ KH에너지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