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농심 백산수배 대표면서 지난 시즌엔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두 기사.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대결에서 김종수 9단(왼쪽)이 시니어 랭킹 1위 유창혁 9단을 잡았다. 상대전적 3승16패의 열세를 뒤집은 승리.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 1R 2G
쏘팔코사놀, 의정부행복특별시에 3-0 승
'실력인가, 운수 소관인가'
그 어느 때 보다 접전이 예상되는 2025 인크레디웨어가 개막 2경기 만에 완봉 스코어를 그려내며 불꽃 출발을 알렸다. 승리팀은 쏘팔코사놀, 패한 팀은 의정부행복특별시. 당초 시니어 간판 유창혁 9단을 보유한 의정부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깬 이변의 결과였다.
▲ '믿음직한 여동생' 김혜민 9단을 드래프트 1순위로 영입한 신생팀 쏘팔코사놀이 유창혁을 보유한 7년 차 의정부행복특별시를 완파했다.
세 판의 대진이 각각의 스토리를 안고 출발했다. 먼저 1국은 과거의 '도전 5강' 장수영 9단과 서능욱 9단의 만남. 52년째 만나면서 52번째 대국을 가진 노장들의 대결에서 장수영 9단이 승리하며 쏘팔코사놀에 선제점을 안겼다.
이어 2국은 2년 연속 농심 백산수배 대표로 뛰고 있는 유창혁 9단과 김종수 9단의 만남. 모두의 예상을 깨고 '4년 연속 다승왕' 유창혁 9단을 잡은 김종수 9단이 팀의 영웅이 됐다. 시니어랭킹 12위가 1위를 잡은 이변.
▲74년에 처음 만나 52년째 대국을 이어오고 있는 두 기사. 장수영 9단(오른쪽)이 승리하며 통산전적 27승 1무 24패가 됐다.
승부가 끝난 후에도 지속된 3국에서는 '신입생 주장' 김혜민 9단이 아찔한 신고식을 치렀다. 의정부시 2지명 이상훈 9단을 상대로 중반까지는 완벽한 내용. 하지만 초읽기 들어 큰 착각이 나오면서 말도 안 되는 역전이 이뤄졌다.
보통 같으면 멘탈이 무너지며 자포자기할 법한 상황. 이 바둑을 놀라운 정신력으로 일으켜 세우며 끝내 재역전에 성공했다. 2시간 반의 승부 끝에 계가한 결과는 흑6집반승. 진땀 신고식의 결과로 3-0의 스코어가 이뤄졌다.
▲ 계가를 마치고 말없이 반상만 바라본 두 기사. 이성재 해설자에게서 "겉은 저렇지만 속으론 둘 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바둑이었을 것"이란 멘트가 있었다.
▲ 각 30분, 40초 초읽기 5회. 시간 1회 초과 시 벌점 2집(2회 초과 시 시간패).
17일 오전에는 GOGO양양과 수소도시완주가 1라운드 3경기로 맞선다. 개별 대진은 김수장-이창호(3:18), 최규병-권효진(7:5), 김영삼-강훈(2:1,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1~4위를 차지한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다툰다.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의 매판 승자에게 70만원, 패자에게 40만원을 지급한다, 미출전 수당은 20만원.
▲ "우리 딸 채영이가 여자리그에서 1패를 당했는데 그 상대가 김혜민 선수입니다. 주저 없이 뽑았습니다." "이건 기밀 같은데(웃음) 루이 선수는 다음 주에 옵니다"(김성래 감독. 왼쪽).
"올해는 못 다한 우승의 열망을 풀어보고 싶습니다"(이형로 감독)
▲ "진작에 끝난 바둑이었는데..." 길어지는 3국에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쏘팔코사놀 진영.
▲ 반면 의정부시 쪽은 "햐, 이 바둑이 이렇게 되나" 반색하며 지켜보는 분위기가 한동안 연출됐다.
▲ 지난 시즌의 부진을 개막 경기 홈런으로 날린 김종수 9단.
▲ "올해는 다승왕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바둑을 두고 싶다"는 소감을 남긴 유창혁 9단.
▲ 막내 신입생으로 레전드리그에 입성한 김혜민 9단. 동시에 진행 중인 여자바둑리그 포스코퓨처엠의 1지명으로, 양 리그를 주장으로 뛰는 최초의 기사가 됐다.